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4월 무역수지는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한국의 무역적자가 14개월째 이어지면서 1997년 5월 이후 26년 만에 최장을 기록하는 등 수출을’명함’으로 내건 한국 경제가 심각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한국 수출 점유율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액이 반토막이 나고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액이 11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한국의 올해 누적 적자 규모는 4개월 만에’역대 최악의 지난해’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놀라웠다.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한국 수출액은 49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해 500억 달러 선이 무너졌다.수입액은 52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3% 줄었고 무역적자는 26억 달러였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부진,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며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이 가운데 수출액은 63억8천만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약 44억달러 감소해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한국의 다른 수출 주력 제품도 낙관적이지 않다. 이 중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3%, 석유제품은 27.3%, 석유화학제품은 23.8%, 철강은 10.7% 감소했다.
그러나 자동차 완성차는 최근 한국 수출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됐다.4월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3% 증가했고 수출액은 61억 5600만 달러로 반도체와 2억 달러 차이로 수출액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한국 자동차 완성차 무역수지는 지난해 4분기부터 월간·분기 기준으로 이미 1위로 올라서며 반도체를 크게 앞서고 있다.현재의 추세라면 자동차가 수출액에서 반도체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자동차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는 점을 고려할 때 두 수출 품목의 위치는 곧 바뀔 것”이라며 “자동차가 2011년 6월 이후 12년 만에 수출액 1위에 복귀해 반도체를 제치고 한국 수출의 최강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4월 한국의 대미 수출이 호조를 보여 수출액이 91억8천만달러에 달했고 이 가운데 자동차, 일반기계, 가전제품 등의 품목 기여도가 컸다.이에 비해 한국의 같은 기간 대중 수출액은 95억2천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6.5% 급감했다.한국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의 대중·대미 수출 격차는 올해 1월 11억5천만달러에서 지난달 3억4천만달러로 점차 줄었다.
한국의 전체 무역적자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적자 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것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25억2천만달러, 2월 53억달러, 3월 46억3천만달러였던 무역적자는 4월 26억2천만달러로 축소됐다.한국의 무역적자가 20억 달러에서 30억 달러 구간으로 반락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이 하반기부터 부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다만 하반기에는 반도체 가격 회복이 예상되지만 감산이 본격화하면서 업황 회복 시점과 대(對)한국 수출 견인 효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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